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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_02_트빌리시 Saburtalo 동네 돌아다니기Life in Georgia/Life in Tbilisi_트빌리시 생활 2019. 12. 9. 11:30
191204_2일차
08:57.
아침 만들어 먹는 중. 내 비강은 짓이긴 나무껍질처럼 변했다. 너무 건조해서 □□□□□□□□□□□□□□. 쓰다보니 좀 많이 역겹네. 아무튼 빨리 이 상태에서 해방되고 싶다.
10:37.
나갈 준비를 마쳤다. 숙소 바로 근처에 괜찮은 식당이 몇 개 있는 것 같다. 어제 영상 옮기기도 마쳤고 한번 슬슬 가서 밥을 먹어야겠다. 아침에 오트밀이랑 계란후라이를 해먹긴 했는데 이제는 좀 제대로 된 식사를 해야겠다.
11:16.
어제 쓴 돈 정리
50유로 환전: 156라리
심카드: 15라리
장보기: 30라리
남은돈: 111라리
11:50.
숙소 근처를 한바퀴 돌아봤다. 식료품 마트도 엄청 많고 오래된 아파트도 많다. 까르푸도 있고 작은 빵집들이 건너건너 있다. 지금은 식당에 들어와서 케밥이랑 레모네이드를 하나 시켰다. 스페셜케밥(양고기 소고기) 10라리 레모네이드 한병 2라리. 12라리면 5천원이 좀 안될거다. 이 가격에 고기 먹으면 나쁘지 않네. (돈 낼 때 보니 13라리였다)
아까 걸어보니 날씨는 좋은데 바람이 크게 분다. 동네에서 푹 쉴 생각을 하니 좋다. 이따 들어갈 때 잊지말고 슬리퍼 사가야겠다.
조지아에서 첫번째 제대로 된 식사: 스페셜 케밥. 두하니(러시아어로 '선술집'이라는 뜻이다. 저녁 쯤이면 동네 아저씨들이 와서 취해 널브러지는? 곳) 13:04.
식당에서 나와서 좀 걷다가 알렉산더 카즈베기 거리에 있는 카페에 왔다. 아메리카노 6.05라리. 0.05단위까지 영수증에 나오는 줄은 몰랐다.
14:04.
엑셀로 자금관리 파일을 만들었다. 대강 계산을 때려봤더니 700유로로는 두달동안 지금처럼 생활하면 딱 끝날 것 같고, 돈 들여서 먼 곳을 다녀오기에는 약간 빠듯할 것 같다. 그래도 시내 ATM에서 달러 인출이 가능하다니 비상시에는 그걸 쓰는 방법이 있겠다. 환전 수수료가 좀 되겠지만. 에이 쓰다가 모자라면 생각하지. 괜히 이런거 생각하느라 시간 보내지 말자.
15:27.
카페가 조용하니 좋다. 다음에는 책 가져와서 읽어야지.
코딩 공부도 진행중. 마지막으로 진행한 게 phpmyadmin으로 데이터베이스 구축하는 거 였는데 일단 거기까지는 했으니 그거를 프론트와 연결짓고 구현해야한다. 그러려면 php를 html에서 사용하는 법을 익히고 그걸 웹에서 구동해서 보여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즉, 자바스크립트. php와 자바스크립트 두 가지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16:16.
카페에서 나와서 지하철을 타러 왔다. 어디 목적지가 있는건 아닌데 그냥 본능따라 다니는 중. 적당히 돌아다니다가 들어가야지. 교통카드 5라리 충전.
17:07.
스테이션광장 근처에 있는 시장에서 과일이랑 양파마늘 치즈 삼. 과일채소 6라리 치주 7라리. 길거리 빵집에서 빵을 사먹어봤다. 1.5라리.
18:32.
드디어 방에 돌아옴. 대 쇼핑의 날이었다. 까르푸까지 들러서 커피랑 슬리퍼랑 세탁세제까지 구입. 스테이션 광장부터 집까지 거의 반정도 거리를 걸어왔는데 가다가 빵집에서 빵도 하나 샀다. 1라리.
19:55.
샤워하고 설거지를 했고 아까 시장에서 먹던 빵 반쪽을 다시 구워서 치즈랑 포도, 공항에서 받은 와인을 같이 먹었다. 갖출 것들을 어느정도 갖춰두고 여유있게 밥을 먹으니까 편안하고 좋은 기분이다. 넷플릭스로 <하우스 오브 카드> 11화를 마저 봤다. □□□□□□□□□?!(스포일러)
방금 집주인 할아버지가 올라와서 필요한 것 있냐고 물어봐주셨다. 후라이팬 하나 달라고 했다. 바로 갖다 주셨다. 너무나 좋은 이웃!
조지아 포도는 이곳 와인이 맛있는 이유의 전부다. 단맛, 신맛, 쓴맛이 딱 적당한 비율로 섞여있고 맛이 아주 진하다.
소파를 조금 밀어서 테이블과 의자를 라디에이터 쪽으로 옮겼다. 등이 따시니까 좋다. 아까 까르푸에서 산 실내화도 제 기능을 다하고 있다.
아까 낮에 돌아다니면서 느낀건데, 여태까지 나는 여행하면서 '나'에게만 주된 관심을 두어 온 것 같다. 여행하면서 보고 듣는 것들, 그로 인해 드는 생각들, 만나는 사람들과 그들의 생각, 습관들 이런 것들에 더 관심을 두지 않으면 뭐하러 여행을 한단 말인가? 오히려 내가 나를 자꾸 보려고 하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남을 보는 방법을 터득하고, 그 패턴으로 나를 파악하기를 시도해봐야겠다.
21:11.
오늘 찍은 사진들 보정 마침. 2년 전 스치듯 지나간 도시인데 역시 시간 여유를 두고 찬찬히 보니까 전혀 예상치 못했던 면모들을 보게 된다. 이웃나라인 이란에서의 경험과 자꾸 비교하게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관광지역으로 개발된 구시가지 올드 트빌리시 지역 말고 지금 내 숙소가 있는 거주지역과 도시 중앙 기차역 등 동네를 걸으면서 테헤란을 연상하게 하는 분위기를 계속 느꼈다. 원래는 선명했던 컬러가 빛 바랜듯한 도시의 색감과 건물 높이와 맞먹도록 높은 가로수들 옆으로 크고 깊게 파인 배수로(한국 노래가 틀어져있는 미니소 매장은 낯설었다). 그러나 여기서는 말이 한마디도 통하지 않는다. 안녕하세요와 잘가요 정도만 할 수 있는 언어권에 들어온 적이 있었나? 아마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17년 기준 이란어는 지금 조지아어보다는 훨씬 나았다. 적어도 문자는 술술 읽었다. 조지아어 문자는 도통 모르겠다). 그럼에도 트빌리시 사람들에 대한 첫인상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가게 주인들이 좀 시크한 편인 것 같다. 표본 집단이 '가마르조바 밖에 못하는 피곤해보이는 동양 남자를 대하는' 가게 주인들 뿐이라 보편적인 판단은 아닌 것 같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렇다. 말을 조금 더 잘하게 되면 나아지려나. 그래도 오늘 물건사고 돌아다니면서 몇 단어 더 익혔다.
this: es
money: puli(이건 이란어랑 같다. 페르시아어 영향을 받은 건가?)
what, much 이런 것도 찾아봤었는데 사전을 다시 보지 않고는 기억이 잘 안난다. 아무튼 내 조지아어는 없을무다. 두 달 뒤에 얼마나 나아지려나?
오늘은 몸상태에 비해서 좀 무리해서 돌아다녔다. 내일은 집에 웬만한 것들을 갖춰놨으니 외출을 안할 수도 있겠다.
오늘 쓴 돈
점심: 13라리
커피: 7라리
교통카드 충전: 5라리
과일&채소: 6라리
치즈: 7라리
저녁: 1.5라리
빵: 1라리
슬리퍼&세제: 9.45라리
커피원두: 5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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